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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네 모녀 실종사건을 취재하고 있다. 수습기자들이 하는 일이란, 형사과장실 옆 경찰서 로비에 죽치고 앉아 있다가 담당 팀 형사들이나 과장이 지나가면 들러붙어서 꼬치꼬치 물어보는 것이다. 주로 일진 선배들이 궁금해하는 것, 또는 회사에서 기사를 고치고 다듬는 데스크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물어본다.
담당 경찰서 형사과장은 원래 기자에게 친절했다. 내가 처음 마와리를 돌고 있던 날, 과장은 경찰서 로비에서 길 잃은 강아지처럼 우왕좌왕하던 나와 다른 수습기자들을 과장실로 불렀다. "만날 밤에 돌아다니니 힘들겠지만, 이런 과정을 겪고 나면 좋은 시절도 오니까 힘내" 과장은 이렇게 격려했다. 아직도 기자의 교육시스템은 도제식이라, 잠을 안 재우며 담당 경찰서와 관공서를 밤낮으로 빙글빙글 돌리는 '하리꼬미'를 유일한 교육방식으로 삼고 있다. 관공서는 보통 기사감이 없으므로, 수습기자들이 집중하는 것은 경찰서다. 따라서 기자를 제일 많이 보는 사람은 형사들이다. 별로 기사거리도 아닌데 (일진의 갈굼으로) 꼬치꼬치 묻는 수습기자들을 상대하는 경찰들은 종종 기자들에게 '학을 뗀다'. 기사도 안 되는 내용까지 너무 꼬치꼬치 캐묻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 많은 형사나 과장급일수록 수습들에게 까칠하다. 그러나 여기 형사과장은 자식뻘인 수습기자들에게도 비교적 친절하게 대했다. 그런 형사과장이 어제 폭발했다. 어제 오후 형사과장이 굳게 잠긴 방문을 열고 2층으로 올라갔다. 수습기자들은 또 벌떼 같이 따라붙는다. 심지어 화장실로 들어가서 (대개는 일진들이 시킨) 질문을 퍼붓는다. 이게 지난 8일 모 방송사의 네 모녀 실종사건 보도 이후 일주일 가까이 된 풍경이다. 어제 오후에도 그렇게 수습기자들은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유서에 범행 자백이 있나요?" "없어요" "그럼 (살해당한) 김씨 얘기도 있나요?" "없다니깐" "김씨에 대한 언급도 없나요?" "똑같은 걸 왜 자꾸 물어!!!" 평소에 친절하던 형사과장의 폭발은 이렇게 시작됐다. 형사과장은 "언론고시라고 불리는 어려운 시험을 뚫고 온 엘리트들이 사람을 쥐어짜 기사를 날조한다"며 꾸짖었다. 그리고 "내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는데도, 기사를 쓴다는 것은 내 얘길 안 믿는다는 건데, 그렇게 생각할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항의했다. 원래 경찰은 용의자 이모씨가 자살하기 전 수사망을 좁혀 9일 이씨의 약속 장소에서 검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8일 모 방송사의 기사가 나가면서 이씨가 9일 예정된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형사과장은 8일 방송이 나가기전 수차례 담당 기자에게 보도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엠바고를 걸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기자들이 수사 중인 형사들을 쥐어짜는 것은 기사를 쓰기 위함이다. 매일매일 나가는 신문과 방송에 어제와 다른 기사가 실린다는 것은 (언론사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언론사는 "새로운 것을 찾아내라"며 하루하루 쥐어짜며, 기자는 취재원을 하루하루 쥐어짠다. 그러다보니 기자는 취재원을 빨아내는 흡혈귀가 되고, 취재원은 바싹바싹 마르다 기자를 기피한다. 매일 나오는 상품, 게다가 정보를 판다는 일. '새로운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는 오래 못간다. 다른 길은 없을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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